정당투표를 받지 않은 정당도 비례대표 의원을 보유할 수 있다.

분석 완료

사건 개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2026년 8월 30일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임명되더라도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사퇴하면 기본소득당의 국회의원이 없어져 원외정당이 되기 때문이다.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지자, 용혜인 의원은 지명 2주 만인 9월 13일 장관 후보자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용혜인 의원은 비례대표 국회의원이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유권자가 정당에 투표하고, 그 정당이 얻은 득표에 따라 배분된 의석에서 선출된다. 그렇다면 기본소득당은 제22대 총선에서 정당투표로 얼마나 많은 표를 받아 용혜인 의원을 당선시킨 것일까?

용혜인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 출근하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주장 분석

비례대표제는 정당이 얻은 득표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이 배분되고, 그 정당이 제출한 후보자명부의 순위에 따라 당선자가 결정되는 제도다. 정당투표를 받지 않은 정당은 비례대표 의원을 보유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비례대표제의 취지에 부합한다.

현행 선거제도에서도 이러한 원칙이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차례로 검증한다.

1. 제21대와 제22대 총선에서 정당투표를 받지 않고도 비례대표 의원을 보유한 정당이 있는가?

2. 정당투표를 받지 않은 정당이 비례대표 의원을 보유하는 것이 현행법상 가능한가?

3. 합당으로 정당이 소멸한 뒤에도 종전 비례대표 후보자명부에 따라 의원직을 승계할 수 있는가?

4. 이러한 제도는 비례대표제의 원리에 부합하는가?


사실 검증

사실 검증 1

제21대와 제22대 총선에서 정당투표를 받지 않고도 비례대표 의원을 보유한 정당이 있는가?

제21대 총선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은 자체 명의의 비례대표 후보자명부를 제출하지 않고, 더불어민주당 등이 참여한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후보를 추천했다.

더불어시민당은 기본소득당이 추천한 용혜인을 비례대표 후보 5번에, 시대전환이 추천한 조정훈을 6번에 배치했고, 두 사람은 당선됐다. 총선 후 두 당선인은 더불어시민당에서 제명된 뒤 각각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으로 복귀하여 제21대 국회의원 임기를 시작했다.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은 제21대 총선에서 자체 명의로 비례대표 정당투표를 받지 않았지만,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보유하게 됐다.

 

제21대 총선 정당별 비례대표 후보 명단 중 일부 (출처: 뉴시스)

 

제22대 총선

2024년 제22대 총선에서는 진보당과 새진보연합이 자체 명의의 비례대표 후보자명부를 제출하지 않고, 더불어민주당 등이 참여한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후보를 추천했다.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 가운데 진보당 추천 정혜경(5번)·전종덕(11번), 새진보연합이 추천한 용혜인(6번)이 당선됐다.

 

제22대 총선에 지역구에만 참여한 진보당과 새진보연합

총선 후 이들은 더불어민주연합에서 제명된 뒤 각각 진보당과 새진보연합으로 복귀했다. 새진보연합은 이후 당명을 기본소득당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제22대 총선에서 자체 명의로 비례대표 정당투표를 받지 않은 진보당은 비례대표 의원 2명, 기본소득당은 1명을 보유하게 됐다.

이후 진보당의 비례대표 의원은 한 명 더 늘었다. 2025년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의원의 사퇴로 궐원이 발생하자, 당시 후보자명부 15번이었던 손솔이 의원직을 승계했다. 손솔은 제22대 총선 당시 진보당 추천 후보였으며, 의원직 승계 후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되어 진보당으로 복귀했다. 현재 진보당에는 정혜경·전종덕·손솔 등 비례대표 의원 3명이 있다.

결론 (근거 수준: 강)
제21대와 제22대 총선 모두에서 자체 명의로 비례대표 정당투표를 받지 않은 정당이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보유한 사례가 확인된다.

사실 검증 2

정당투표를 받지 않은 정당이 비례대표 의원을 보유하는 것이 현행법상 가능한가?

공직선거법은 비례대표 의원이나 당선인이 당적을 변경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거나 당선이 무효가 되도록 하면서, 그 예외를 두고 있다.

즉 비례대표국회의원이 소속정당의 합당ㆍ해산 또는 제명외의 사유로 당적을 이탈ㆍ변경하거나 2 이상의 당적을 가지고 있는 때에는 퇴직된다(제192조 제4항). 당선인의 경우 소속정당의 합당ㆍ해산 또는 제명외의 사유로 당적을 이탈ㆍ변경하거나 2 이상의 당적을 가지고 있는 때에는 당선이 무효가 된다(동조 제3항).

제21대와 제22대 총선에서는 이 예외 규정에 따라 비례연합정당 후보로 당선된 사람들이 원래 정당으로 복귀했다.

용혜인은 다른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로 당선된 뒤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되기 전에 그 정당에서 제명되어 당선인 지위를 유지한 채 원래 정당으로 복귀했다. 제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연합 후보로 당선된 진보당 추천 후보들도 같은 방식으로 진보당으로 복귀했다.

이러한 복귀는 선거 후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한 정당들은 선거 후 자신들이 추천한 당선인이 원래 정당으로 복귀하는 방안을 예정하고 있었고, 자진 탈당할 경우 당선인 지위를 잃기 때문에 제명 방식으로 복귀가 이루어졌다.

손솔 의원의 경우에는 이 구조가 국회의원 임기 중에도 작동했다. 손솔은 제22대 총선 당시 진보당 추천으로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자명부에 올랐지만 당선되지 않았다. 이후 더불어민주연합이 더불어민주당과 합당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되었고, 그 당적을 유지한 상태에서 2025년 비례대표 의원의 궐원으로 의원직을 승계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뒤 의원직을 유지한 채 진보당으로 옮겼다.

따라서 정당투표를 받지 않은 정당이 비례대표 의원을 보유하는 것은 그 정당에 비례대표 의석이 직접 배분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다른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로 당선되거나 의원직을 승계한 사람이 당선인 지위나 의원직을 유지한 채 원래 정당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한 결과다.

결론 (근거 수준: 강)
현행 공직선거법은 비례대표 의원이나 당선인이 소속 정당에서 제명된 경우 의원직 또는 당선인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정당투표를 받지 않은 정당도 다른 정당의 비례대표로 당선되거나 승계한 의원을 보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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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검증 3

합당으로 정당이 소멸한 뒤에도 종전 비례대표 후보자명부에 따라 의원직을 승계할 수 있는가?

비례대표 의원의 의원직 승계는 현재 존재하는 정당의 후보자명부가 아니라 선거 당시 제출된 비례대표 후보자명부를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공직선거법 제200조 제2항은 비례대표 국회의원에게 궐원이 생긴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그 궐원된 의원이 “선거 당시에 소속한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자명부”에 기재된 순위에 따라 승계자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제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연합은 비례대표 후보자명부를 제출하여 14명의 비례대표 의원을 당선시켰다. 그러나 총선 후 더불어민주당과 합당하면서 독립된 정당으로서는 소멸했다.

그 뒤 2025년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로 당선됐던 위성락·강유정 의원이 사퇴하면서 두 자리가 궐원됐다. 당시에는 더불어민주연합이라는 정당이 이미 존재하지 않았지만, 2024년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연합이 제출했던 비례대표 후보자명부에 따라 15번 손솔과 16번 최혁진이 의원직을 승계했다.

이는 비례대표 후보자명부의 효력이 그 명부를 제출한 정당의 존속 여부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연합은 합당으로 소멸했지만, 선거 당시 확정된 후보자명부는 비례대표 의원의 궐원이 발생했을 때 승계자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계속 기능했다.

손솔은 의원직을 승계할 당시에는 합당의 결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이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되어 의원직을 유지한 채 진보당으로 옮겼다. 그 결과 제22대 총선에서 자체 명의로 정당투표를 받지 않았던 진보당이 비례대표 의원을 추가로 보유하게 됐다.

결론 (근거 수준: 강)
비례대표 후보자명부를 제출한 정당이 다른 정당과 합당하여 소멸한 뒤에도 선거 당시의 후보자명부에 따라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한 사례가 확인된다.

사실 검증 4

이러한 제도는 비례대표제의 원리에 부합하는가?

비례대표제는 정당에 대한 유권자의 지지를 의석에 비례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제도다. 우리나라에서도 유권자는 비례대표 후보 개인이 아니라 정당에 투표하고, 각 정당의 득표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이 배분된다.

헌법재판소도 비례대표제에서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표명에 의해 직접 결정되는 것은 특정 후보자의 당선이라기보다 정당에 배분되는 비례대표 의석수라고 보았다. 이에 따라 비례대표 의원에게 궐원이 발생하면 선거 당시 정당이 제출한 후보자명부에 따라 의석을 승계하는 것이 비례대표제의 원리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헌재 2009. 6. 25. 2008헌마413).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각 정당의 전체 의석수를 비례대표선거에서 얻은 정당득표율과 연동하여 정하고, 지역구에서 얻은 의석이 이에 미치지 못하면 비례대표 의석으로 보정함으로써 정당득표율과 전체 의석수 사이의 비례성을 높이는 제도다. 2020년 총선에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이러한 연동을 전면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일부만 반영하는 방식이다. 그 목적 역시 정당득표율과 전체 의석수 사이의 불비례를 완화하는 데 있다.

헌법재판소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2항에 대해 직접선거원칙과 평등선거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정당투표 결과가 비례대표 의석으로 전환되는 방법이 법률에 미리 정해져 있고, 지역구 의석과 비례대표 의석을 연동하는 방식도 선거제도에 관한 입법자의 형성재량 범위에 있다는 이유였다(헌재 2023. 7. 20. 2019헌마1443등).

다만 헌법재판소는 위성정당과 같은 선거전략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문제도 인정하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는 선거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다. 지역구 선거에 참여한 정당과 비례대표 선거에 참여한 위성·비례연합정당이 선거 후 합당하더라도, 합당 후 정당의 전체 의석수를 정당득표율에 맞추어 다시 조정하는 장치는 없다. 또한 사실검증 3에서 확인했듯이, 비례연합정당이 합당으로 소멸한 뒤에도 종전 후보자명부에 따른 비례대표 의원직 승계가 이루어진 사례가 있다.

헌법재판소는 2026년 결정에서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다시 지적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는 지역구에서 정당득표율보다 많은 의석을 얻을 수 있는 정당이 비례대표 선거에만 참여하는 위성정당을 만들어 연동을 차단할 유인이 발생하며, 실제 제21대와 제22대 총선에서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을 통해 추가 의석을 확보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보았다(헌재 2026. 1. 29. 2020헌마956등). 다만 이 사건의 직접적인 심판대상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니라 비례대표 의석배분의 3% 저지조항이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자체가 위헌이라는 것과, 현행 제도가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충분히 구현하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헌법재판소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자체는 합헌이라고 판단했지만, 위성정당을 통한 연동 회피가 제도의 비례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문제도 인정했다.

정당투표를 받지 않은 정당이 다른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자명부를 이용하고, 당선 또는 승계 후 제명과 당적 변경을 거쳐 비례대표 의원을 보유하는 것은 정당에 대한 유권자의 지지를 의석에 비례적으로 반영한다는 비례대표제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특히 선거 후 합당과 그 이후의 비례대표 승계까지 고려하여 정당득표율과 전체 의석수의 비례성을 유지할 장치가 없다는 점은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제도적 한계라고 볼 수 있다.

결론 (근거 수준: 중)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자체는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 그러나 정당투표를 받지 않은 정당이 비례대표 의원을 보유하고, 위성·비례연합정당이 합당으로 소멸한 뒤에도 종전 후보자명부에 따른 의원직 승계가 가능한 현행 제도는 정당득표율과 의석수의 비례성을 높이려는 비례대표제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관련 자료
    • 헌재 2009. 6. 25. 2008헌마413
    • 헌재 2023. 7. 20. 2019헌마1443등
    • 헌재 2026. 1. 29. 2020헌마956등

 

검증 결과

현행법상 정당투표를 받지 않은 정당도 다른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로 당선되거나 의원직을 승계한 사람의 당적 변경을 통해 비례대표 의원을 보유할 수 있다.


의견 비교

의견 1

정당투표 없이 비례대표 의원을 보유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를 왜곡한다.

“용혜인이라는 변칙적 정치인의 탄생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희대의 꼼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과거 민주당은 군소정당들을 들러리 세워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으로 강행 처리했다.”

“그 누더기 선거법이 대한민국 정치에 어떤 부작용을 낳았는지 우리는 지금 똑똑히 목도하고 있다. 표심은 철저히 왜곡됐고, 헌법상 주권재민과 대의민주주의 원칙은 유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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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2

비례대표 의원직 승계는 연합정치의 제도적 한계이다.

“당의 진로와 무관한 제 개인의 문제라면, 그리고 기본소득당의 의원이 저 혼자가 아니었다면, 의원직 사퇴 여부를 고민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연합정치의 제도적 공백으로 비례대표 의원직 승계를 기본소득당이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당 소속 유일한 국회의원인 제가 사퇴할 경우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개인의 결정이 당의 진로와 직결될 수밖에 없는 소수정당의 어려움에 대해 고개 숙여 양해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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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3

위성정당은 민주주의에 대한 명백한 모욕이다.

“위성정당은 민주주의에 대한 명백한 모욕이다. 아직도 위성정당 위헌 여부 판결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헌재는 차치하더라도, 하다못해 이재명 대통령도 위성정당 문제에 여러 차례 사과하고, 이를 방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물론 말뿐이었고 그는 위성정당을 만들었다.) 용 의원은 지난 6년간 위성정당 문제를 단 한번 사과조차 한 적이 없다.”

“위성정당 문제는 훨씬 엄중한 것이다. 유권자들을 기만하고, 정당정치의 근간을 훼손하며, 제도권력의 양당 종속을 심화시키고 반성조차 하지 않는 이 문제를 청문회에서 제대로 짚을 국회의원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는지 궁금하다.”

관련 자료

업데이트 및 정정

2026-09-03

최초 발행 · 작성 문재완


2026-09-15

주장 변경 및 검증 내용 보완: 정당투표와 비례대표 의원 보유의 관계를 중심으로 주장을 재구성하고, 용혜인 의원의 장관 후보자 사퇴를 반영하여 사건 개요와 검증 내용을 수정


2026-09-25

의견 비교 표시 방법 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