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바이든·날리면” 발언이 법원에서 직접 쟁점이 된 사건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외교부가 MBC를 상대로 제기한 정정보도 청구소송이고, 다른 하나는 MBC 보도가 방송심의규정상 객관성 유지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부과된 과징금 3,000만 원의 취소소송이다.
1. 정정보도 청구소송
1심인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2민사부는 문제의 음성에 대한 감정 결과가 “판독불가”였음에도 MBC가 “바이든”이라고 확정적으로 자막을 달아 보도한 것은 허위라고 판단하고 정정보도를 명하였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2가합37946).
그러나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은 외교부가 소를 취하하고 MBC가 이에 동의하는 내용의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서울고등법원 2024나2005491). 언론보도에 따르면 재판부는 외교부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MBC 보도가 허위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발언 당시의 전후 맥락을 고려할 때 윤 전 대통령이 “바이든은”이라고 발언했을 합리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를 결정문에 적시하였다.
외교부가 이에 따라 소를 취하하면서 정정보도 소송은 종결되었다. 따라서 1심의 허위 판단은 항소심의 본안판결을 거쳐 확정되지 않았다.
2.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
MBC에 부과된 과징금 3,000만 원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서울행정법원은 과징금 부과처분을 취소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24구합78061).
재판부는 MBC 보도가 방송심의규정 제14조의 객관성 유지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특히 MBC가 실제 발언에는 없는 “(미국)”이라는 표현을 자막에 추가한 것에 대해서도, 괄호 안에 표시되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MBC가 해당 발언을 미국 의회의 승인 문제와 관련된 것으로 해석한다는 의견을 덧붙인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항소하지 않으면서 이 판결은 확정되었다.
그러나 이 판결은 윤석열 대통령이 실제로 “바이든”이라고 말했다고 확인한 판결은 아니다. 법원이 판단한 것은 MBC 보도가 방송심의규정 제14조의 객관성 유지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였다.
실제 발언에 없는 “(미국)”을 추가한 것은 객관성 위반인가?
방송심의규정 제14조는 방송이 사실을 정확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다루어야 하며, 불명확한 내용을 사실인 것으로 방송하여 시청자를 혼동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대법원도 객관성이란 사실을 왜곡하지 않고 증명 가능한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여 가능한 한 정확하게 사실을 다루는 것을 의미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9. 11. 21. 선고 2015두49474 전원합의체 판결).
이 사건에서 문제의 음성은 전문감정에서 “판독불가”로 판단되었다. 그럼에도 MBC는 문제의 단어를 “바이든”이라고 자막으로 표시하고, 실제 발언에는 없었던 “(미국)”이라는 표현을 “국회” 앞에 추가하였다.
행정법원은 “(미국)”이라는 표시를 사실의 추가라기보다 MBC가 발언의 의미에 관하여 덧붙인 해석 또는 의견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 판단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방송심의규정 제14조가 사실보도의 정확성과 객관성을 요구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불명확한 내용을 사실인 것으로 방송하여 시청자를 혼동케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입법기관인 Congress는 통상 “의회”라고 표현하므로 실제 발언의 “국회” 앞에 “(미국)”이라는 표현을 추가하면 시청자는 이를 “미국 의회”로 특정하여 이해할 수 있다.
판독하기 어려운 발언을 “바이든”이라고 제시하면서 동시에 “국회”를 “(미국) 국회”로 특정한 것이 단순한 의견의 제시인지, 아니면 불명확한 사실을 특정한 방향으로 해석하여 전달함으로써 객관성 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인지는 별도의 법적 검토가 필요한 문제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전자의 입장을 취해 과징금 처분을 취소하였다. 그러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항소하지 않으면서, 이러한 사실과 의견의 구별 및 방송심의규정 제14조의 적용 범위에 관한 상급심의 판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허위라는 사실은 누가 입증해야 하는가?
정정보도 소송에서는 더욱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되었다.
언론중재법상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사람은 원칙적으로 해당 언론보도가 진실하지 않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따라서 실제 발언이 “바이든”인지 “날리면”인지 판독할 수 없는 경우, 그 불명확성의 위험을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당사자와 언론사 중 누가 부담하는지가 소송 결과를 좌우한다.
1심 법원은 과학적으로 진실 여부를 완전히 밝히기 어려운 경우에 관한 대법원 판례(2009다52649)를 원용하여, 언론사가 보도의 근거자료를 제시하도록 하고 그 자료의 증명력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보았다.
반면 참여연대 등은 정정보도 청구에서 보도가 진실하지 않다는 사실의 증명책임이 청구인에게 있다는 대법원 판례(2015다56413)에 비추어 이러한 1심 판단이 입증책임을 사실상 언론사에 전환한 것이라고 비판하였다.
그러나 항소심은 이 쟁점에 대해 본안판결을 내리지 않고 강제조정을 통해 사건을 종결하였다. 그 결과 판독할 수 없는 발언을 언론이 특정 내용으로 단정하여 보도한 경우 허위성의 입증책임을 어떻게 배분해야 하는지에 대한 상급심의 판단은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