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검증 1
탄핵소추 사유는 무엇인가?
조국혁신당이 공개한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소추안에서 제시한 주요 사유는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대법관 제청 지연 및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 거부이다. 조국혁신당은 대법원장이 대법관 제청과 관련한 헌법상 권한을 부적절하게 행사하여 대통령의 임명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둘째, 대법관 격려금 지급 및 업무추진비 남용 의혹이다. 조국혁신당은 관련 예산의 집행 과정에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셋째,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이다. 조국혁신당은 대법원의 이례적으로 신속한 심리와 판결이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과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한다.
헌법 제65조 제1항은 공직자가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경우 탄핵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탄핵소추는 정치적 책임을 묻는 정치적 심판절차가 아니라 직무집행상의 헌법 또는 법률 위반을 판단하는 규범적 심판절차이다.
그러나 헌법은 탄핵소추의 요건으로 위헌·위법의 내용과 정도에 대해서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직무집행상의 법 위반이라면 그 중대성에 관계없이 탄핵소추 사유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치적 목적으로 탄핵소추권을 행사하더라도 법 위반을 소추사유로 제시한 경우에는 그 목적만으로 소추의결이 위헌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탄핵소추 사유와 파면 사유는 구별된다. 헌법재판소는 모든 법 위반에 대하여 파면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공직자의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파면을 결정한다(헌재 2004. 5. 14. 2004헌나1).
또한 헌법재판소는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서에 기재된 소추사유에 구속되지만, 그 위반을 주장하는 법규정의 판단에는 원칙적으로 구속되지 않는다(2004헌나1). 따라서 국회가 위반 법조항을 잘못 특정하였더라도 헌법재판소는 소추의결서에 기재된 사실관계에 기초해서 다른 법규정을 적용하여 위헌·위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결국 조국혁신당이 제시한 세 가지 사유는 대법원장의 직무집행상 헌법 또는 법률 위반에 관한 주장이라는 점에서 탄핵소추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이 실제로 입증되는지, 나아가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 혁신당, ‘새 조희대 탄핵안’ 공개, 한겨레, 2026.03.19.
- 헌재 2004. 5. 14. 2004헌나1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